
다큐멘터리 영화 <어떻게 해야 했을까?>를 관람했다.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편은 아닌데, 지인이 추천해준 김에 봤다. 화자는 의사 부부의 막내 아들이다. 위로 누나가 한 명 있다. 누나는 성인이 된 이후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. 그리고 부모는 그런 누나의 병을 망측하게 여기고 숨기기 급급했던 것 같다.

20여 년간 누나는 조현병을 심하게 앓았다.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, 일상적인 소통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.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건, 그랬던 누나가 드디어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하자 3개월 만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것이었다. 동생과 대화를 나누고, 집안일을 하고, 불안했던 표정도 많이 편안해보였다. 치료만 잘 받았다면 그 오랜 세월을 당사자도 가족들도 힘들게 보내지 않았을 텐데. 딸의 병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방치해둔 부모가 야속했다. '부모'라는 이름으로 한 여자를 이토록 옭아매도 되는 것인가,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.

화자의 누나는 조현병을 앓기 전 동생에게 다정했으며 동생을 잘 보살폈다고 한다. 그랬던 누나가 조금씩 변해 가고, 망가져가는 걸 지켜만 봐야 했던 동생의 마음이 어땠을까. 참다 못해 카메라를 든 동생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가 없다.
부모님이 의사였기 때문에 딸의 병을 인정할 수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. 내 자식 병도 못 고치는 의사라 하면, 사람들의 시선이 어떨지 두려웠을 것도 같고. 그렇다고 해서 아픈 딸을 집안에 가두는, 그것도 자물쇠까지 채워가면서 하는 행동이 용납되는 건 아니다.


또 한 가지, <어떻게 해야 했을까?>의 관람 포인트는 화자가 오랜 시간 가족들을 기록해온다는 점이다. 정정하시던 부모님이 점점 나이가 들고, 한분은 돌아가시고, 한분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기 시작한다. 삶이란 무엇일까… 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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